\"쿵\" 하는 그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났나
하나의 사건을 분해하기
차가 도로의 파인 곳을 지난다. 우리는 “쿵” 하고 느낀다.
그 짧은 순간을 늘려서 들여다보면, 실제로는 여러 단계가 연달아 일어난다. 이 분해가 중요한 이유는, 단계마다 다른 정보가 실려 있기 때문이다. 어느 단계를 보느냐에 따라 알 수 있는 것이 달라진다.
1단계 — 바퀴가 떨어진다
앞바퀴가 파인 곳에 도달한다. 노면이 아래로 꺼져 있으므로 바퀴는 순간적으로 지지를 잃고 내려간다.
이때 바퀴는 자유롭게 낙하하지 않는다. 서스펜션 스프링이 아래로 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눌리듯 따라 내려간다. 얼마나 빨리 따라가는지는 차의 서스펜션 성질에 달려 있다.
여기서 첫 번째 조건이 붙는다. 차마다 다르다. 같은 파인 곳을 지나도 승용차와 SUV의 반응이 다르다.
2단계 — 바퀴가 반대편 벽에 부딪힌다
파인 곳의 끝, 즉 반대쪽 경사면이나 모서리에 바퀴가 닿는다.
이게 실제로 “쿵” 소리를 만드는 순간이다. 아래로 내려가던 바퀴가 갑자기 위로 밀린다. 이 급격한 방향 전환이 충격의 본체다.
이 단계에서 발생하는 것은 짧고 강한 펄스다. 시간으로는 수십 밀리초, 크기는 크다. 가속도계에 가장 뚜렷하게 잡히는 부분이다.
3단계 — 차체가 흔들린다
바퀴가 받은 충격이 서스펜션을 거쳐 차체로 전달된다.
여기서 성질이 바뀐다. 서스펜션은 충격을 그대로 넘기지 않고 부드럽게 펴서 전달한다. 짧고 날카롭던 펄스가 느리고 완만한 흔들림으로 바뀐다.
그래서 차체는 몇 번 위아래로 출렁이다 잦아든다. 이 출렁임의 주기와 잦아드는 속도는 차의 고유한 성질이다.
4단계 — 폰이 흔들린다
차체의 흔들림이 시트나 거치대를 거쳐 폰에 전달된다.
여기서 또 한 겹의 왜곡이 붙는다. 폰이 단단한 거치대에 물려 있으면 차체 움직임을 거의 그대로 받는다. 컵홀더에 던져져 있거나 가방 안에 있으면 자기 나름대로 덜컹거린다.
즉 우리가 기록하는 신호는 노면의 상태가 여러 겹을 통과한 뒤의 흔적이다.
노면 → 타이어 → 서스펜션 → 차체 → 거치 상태 → 센서
각 단계가 신호를 조금씩 바꾼다. 노면의 정보는 살아 있지만, 그 위에 차와 거치 조건의 지문이 겹쳐 찍힌다.
어느 단계를 봐야 하는가
이제 흥미로운 질문이 나온다. 우리가 관심 있는 정보는 어느 단계에 있나.
포트홀 같은 표면 손상은 2단계에 있다. 짧고 강한 펄스. 이건 찾기 쉽다. 크기가 크고 모양이 뚜렷하다. 기존 포트홀 탐지 기술이 보는 것이 이 부분이다.
공동에 의한 강성 변화는 다르다. 4편에서 이야기했듯 처짐이 조금 커지고, 되돌아오는 방식이 달라지고, 울리는 성질이 생긴다.
이런 변화는 2단계의 큰 펄스가 아니라 3단계의 흔들림 성질에 나타난다. 그리고 크기가 작다. 큰 충격의 그림자에 묻힌다.
여기서 이 프로젝트의 기술적 난이도가 분명해진다. 우리가 찾으려는 것은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아니라, 그 뒤에 딸려오는 미세한 여운이다.
그렇다면 왜 1단계부터 시작하나
이 시점에서 모순처럼 보이는 것이 있다. 우리가 노리는 것은 3단계의 미세한 신호인데, 왜 1단계 앱은 “쿵” 신고부터 시작하는가.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지금 당장 쓸모가 있다. “쿵”은 사람이 확실히 느끼고 확실히 신고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정보는 그 자체로 유용하다. 이웃이 표시한 파인 곳을 피해 갈 수 있다.
둘째, 신호의 기준선이 쌓인다. 미세한 변화를 찾으려면 “정상이 어떤 모양인지”를 알아야 한다. 그 기준선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수많은 평범한 주행에서 나온다. 앱이 돌아가는 동안 그 데이터가 모인다.
셋째, 차량 지문을 학습할 수 있다. 앞에서 본 왜곡 — 차종·서스펜션·거치 상태 — 은 같은 사용자에게 대개 일정하다. 같은 차, 같은 거치대, 비슷한 운전 습관. 그러면 그 사용자의 지문을 파악해서 걷어낼 수 있다.
이건 반복 관측의 또 다른 이점이다. 한 번의 측정으로는 노면의 신호와 차의 지문을 구분할 수 없다. 하지만 같은 차가 여러 도로를 지나고, 여러 차가 같은 도로를 지나면 — 어느 쪽이 차에서 오고 어느 쪽이 도로에서 오는지 갈라낼 수 있다.
사람의 판단이 여기서 필요한 이유
한 가지 더. “쿵”에는 사람만 아는 정보가 붙는다.
가속도계는 큰 충격이 있었다는 것까지 안다. 그런데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모른다.
- 도로의 파인 곳
- 과속방지턱
- 맨홀 뚜껑 단차
- 공사 후 임시 포장 이음새
-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은 것
- 폰을 떨어뜨린 것
가속도 신호만으로는 이들이 상당히 비슷하게 보인다. 특히 과속방지턱과 파인 곳은 둘 다 짧고 강한 펄스를 만든다.
사람은 안다. 그 순간 자기가 뭘 봤으니까.
그래서 사람의 신고는 단순한 위치 표시가 아니라 “이 신호는 이것이었다”는 이름표다. 신호에 이름표가 붙은 데이터. 그게 기계가 배울 수 있는 형태다.
다음 편에서는 그 이름표를 어떻게 받을지 — 신고 버튼을 어떻게 설계했는지 이야기한다. 이 설계가 데이터의 질을 결정한다.
다음 편 예고 — 느낌을 데이터로 바꾸기 — 신고 버튼의 설계. 운전 중에 쓸 수 있어야 하고, 그러면서 쓸모 있는 정보를 남겨야 한다. 두 요구가 충돌하는 지점.
「우리 동네가 먼저 안다」는 5부 30편으로 이어집니다. 지금 읽은 글은 2부 사람이 먼저의 2번째(전체 제8회)입니다.